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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원과 기도

 

축원이란 사전적 의미는

희망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마음속으로 원하는 것이다.

 

주로 불교에서 쓰는 단어라고 한다.

 

 

 어렸을 때

"내일 시험인데 학교 무너지게 해주세요."

" 미운친구 가다가 자빠지게 해 주세요."

이런 기도를 했었다.

 

어린 내가 너무 간절하게

기도해서인지

역시 하늘은 안 들어주셨는데

뭐.. 그리.. 섭섭하거나

실망스럽진 않았고

하늘이어도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조금 자라 중학생이 됐을 때

싫은 사람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하늘도 바쁠 거 같아

간절한 기도보다는

내가 직접 데스노트를 작성했다.

 

그것도 빨간 볼펜으로 적었다.

(빨간색으로 이름 쓰면 죽는다는 속설)

 

 

정성스레 데스노트를 만들어서

흐뭇하게 잘 보관해 놨다.

 

그런데 그걸 동생이 봤다..;;

 

이런 썩을...

 

 

동생도 생각이 짧았던 게

보고 가만히 입닥치고 있으면 좋을걸

본걸 엄마에게 고자질

결국

데스노트에 동생 이름도 등재.

 

 

그 데스노트는

항상 뭘 먹으면서 작성하던 버릇 때문에

점점 쭈글쭈글 알록달록해져

도저히 더러워서

내가 만질 수 없을 정도여서

결국 효력도 검증받지 못한 채

불태워졌다ㅜ

 

 

이제는 성인이니

제대로 된 축원 해보고 싶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축원일까?

 

만약 축원 내용이

사회가 잘되게 해 달라 했다면..

 

잘 되게 해달라고

축원 기도를 해놓고선

 일상생활에서 화를 내며 지내면

기도 내용 앞뒤가 안 맞으니

웬만해선 화를 안 내게 된다.

 

내 행동이 뒷받침 안되면

이루어지겠나..??

 

 축원은

결국 나를 키우는 거라고 한다.

 

 

'친구가 잘되게 해 주십시오'

라고 축원하면

어떻게 해야 친구가 잘되는지

모르지 않나..??

 

축원하며

친구가 잘되는 방법을

축원으로

내가 공부하는 거라고 한다.

 

축원 내용은

꼭 이루어진 다기보다는

나에게 화두를 만드는 거라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겐 사람 미워하는 나쁜 버릇을

데스노트를 통해

그나마 조금씩 잡았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많이 노력해야 하지만 말이다.

 

 

데스노트에

빨간 글씨로 적혀 있던 친구들아~

빨간 글씨로 인해

진짜 죽진 않았지..???

 

내가 미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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