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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할머니28

 

<부고 알림>

 

 

사람은 죽으면

원래에 내 자리로 돌아간다.

 

한라할머니가 81세의 나이로 돌아갔다.

 

하루 전 저녁까지 잘 드시고

잠자리에 드셨다고 한다.

 

상린이는 살아생전

한라할머니 말이 떠올랐다.

 

"내 얘기 많이 하면서 살 거야."

 

한라할머니의 장례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탓에

3일장이 아닌 5일장으로 치러졌다.

 

그녀의 자식들과 손주들,

친척들만 모여도 50여 명이 넘었다.

조의금은 받지 않았다.

 

상린이는 한라할머니가 고마웠다.

 

할머니의 조언처럼

상린이의 부모와의 갈등은

멀리 떨어져 살면서

자연스레 해결됐다.

 

남편과의 갈등도

서로의 모순을 고치고

합의를 보며 잘 살아졌다.

 

상린이는 한라할머니가 감사했다.

 

친할머니에게도 느껴보지 못한

어른의 배려와 보듬을

상린이는 한라할머니에게서 느꼈다.

 

상린이는 한라할머니를 의지했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해 보고 결정할 수 있도록 

걱정이 많은 상린이에게

괜찮다는 말로 힘을 실어줬다.

 

장례식장은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상린이는 한라할머니집에서

몇 번 마주친 분들과 계셨다.

 

많은 분들에게 한라할머니는

친정엄마였고 의지처였고

고민상담가였다.

 

장례식장에 온 많은 사람들은 말했다.

 

 우리들의 안식처였던 분이

돌아가셨으니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냐며 흐느꼈다.

 

상린이는 한라할머니가

예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사람은 태어났다면 의식주는

하늘에서 줘서 내보내지.

그런데 잘못 살면

하늘이 준 걸 다 놓치고 쓰질 못해

어렵게 살다 가게 되지."

 

"내 말도 하고 살아야 하지만

상대말도 듣고 들어줄 줄도 알아야

잘못살아지지 않아.

 내게 부족한 걸 채워주기 위해

인연으로 오는 거거든."

 

"그러니 내게 오는 인연과 생각이

너무 안 맞으면 그냥 보내줘야 하지만,

잘 합의가 된다면,

서로 합의할 줄도 알며 살아간다면

사는 내내 내게 복이 오지."

 

상린이는 한라할머니에게

다시 한번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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