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 부부가 있다.
이 각서부부는
남편은 유~한
부드러운 사람이다.
부인은 쎈 사람이다.
성격만 놓고 보면
잘 맞는 궁합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부부는
무슨 일이 있으면
부인이 항상 쎄게 나오니
남편 성격이
유~한 성격이다 보니
그때마다 좋게 무마시키려고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를 해줬다.
그럴 때마다
부인은 남편에게
"그럼 잘못했다고 각서 써라."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에
남편은 각서를 써 줬고
몇 개월 지나서
부부는 또 싸우게 됐다.
각서를 한번 써주니
계속 써줄 일이 생겼다.
남편은 그때마다
각서도 써주고
내가 미안하다고 하고
잘못했다고 했다.
몇십 년이 지나
이 부부는
결국 이혼하게 됐다.
남편이 무마시키려고
아내에게 써준 각서가
문제가 된 거다.
싸울 때마다 써준 각서를
부인은 다 모아놨다가
경찰서에 가서
깡패라고 신고를 했다.
남편은 좋으려고 했다고 한
각서를 써준 일이
경찰에게서
"여자를 왜 이리 괴롭혔노?"
라는 소리를 들었다.
경찰서에서 남편은
별일도 아닌데
부인이 집안 분위기를
삭막하게 만들고
각서 쓰라고 해서
좋게 넘어가려고 써준 것뿐이다.
때린 적도 없다..,
아무리 경찰에게 설명을 하고
그게 아니라고 해도
증거자료 때문에
때려죽일 놈이 된 거다.
남편은 아무리 아니라 해도
소용이 없었다.
가슴 아프게...
이 사건을 보고
내가 아닌 짓을 한건
정확하게 받는 게 아닌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비굴하게
엉거 슬쩍
넘어가도 안 되겠다.
각서를 써 준 일이
그 당시 잠시잠깐
기분전환을 시켜
잘못된걸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벌 수는 있었다.
그러나
잘못도 없는데
사과를 하면
다음에 조금만 일 가지고도
각서 쓰라고
또 달려들 것이다.
상대가 내가 잘못했다고 한걸
약점 삼아서
굳혀버린 거다.
잘못이 있지 않는데
사과하는 것은
아닌 짓을 한 거니
안 좋은 결과를 맞는다.
난 잘못도 안 했는데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바람에
상대 잘못을
굳어버리게 만들어
상대가 잘한 건 줄 알게끔 했다.
내가 잘못이라는 걸
깨우치고 나서
잘못을 사과하는 게 맞다.
잘못도 아닌데
사과를 하는 바람에
작은 것 때문에
큰 걸 맞닥뜨리게 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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