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할 때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기분은 어떤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관찰하며 듣게 된다.
이게 경청의 바른 자세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말할 때 심각한 문제가 있다.
A를 말하고 싶었는데
말하다 보니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열심히 설명했는데
상대는 다르게 이해되게 들렸다.
열심히 설명한 건데
상대는 뭔 말인지 모르겠단다..
나의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너무나 속상하다.
말의 전달력이 안 좋으니
나에 대한 오해와
신용도의 하락
대화의 거부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내가 말하는 게
잘못 전달되면 상대를 탓했다.
넌 이해력이 부족하구나..?
말귀가 되게 어둡다..??
왜 내 말을 똑바로 못 알아듣니?
지금 그 말이 아니잖아..??
너는 생각이 삐딱하니
그렇게 밖에 안 들리지..??
말한 게 그 뜻이 아니잖아..?
찐하게 화내며 상대를 욕했다.
내가 못 알아듣게 설명을 한거였다.
내 기준 입장에서만
이해되는 말을 했다.
말습관 때문에
말할 자격도 없을 만큼
신용도 없었다.
이제와 돌아보니
내 기분대로만 말했다.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은
그저 단순했는데
나는 그 말을 못 해줬다.
더군다나
상대가 묻지도 않았는데 말했다.
이게 좌절이니....;;
말할 줄 알고 들을 줄 알고,
읽을 줄만 알면
다 내 뜻대로
그대로 전달되는 줄 알았다.
다 내 생각대로
전해지는 줄 알았다.
상대가 오해하거나
이해 못 할 것 없이,
그대로 전해지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상대에 맞게 말할 줄 알아야 했다.
말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같은말 쓰면 알아듣는 거 아냐..?
바보같이 생각했다.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같이 살고 있으니
다 아는 줄만 알았다.
날 오래 봐 왔으니
나에 대해 잘 아는 줄 알았다.
지금 내 입장, 내 기분 아니까
좀 받아주고
위로해줘야 하는 거 아냐..?
이렇게 요구했다.
천만에 만만에 콩떡
착각이었다.
늦지 않았겠지..
스스로 위로해 본다.
노력하면 되겠지..?
또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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