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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사장의 프라이드

 

간판을 달아보게 됐다.

 

난 간판을 달 줄 모르니

우리가 오픈할 가게 근처에 있는

간판가게에 부탁을 했다.

 

아는 간판집이 없다면

근처에 있는

간판가게에서 부탁을 하게 된다.

 

 

난 간판 달기 전부터 두려웠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간판을 달기 어렵다고 들어서다.

 

그리고 예쁘지도 않은 기본 간판이

150부터 시작한다고 들었다.

150원이 아닌 150만 원 말이다.

 

 

내가 부탁드린 간판 사장님은

우리가 오픈할 가게에 오셔서

 간판 길이를 재고 영업 종류를 물어본 후

대충 가격을 말해준 후

원하는 간판 이미지와 문구를

문자로 달라고 했다.

 

난 이럴 줄 알았다.

 

 

내가 원하는

간판의 종류와 특징을 모르면

원하는대로 하지 못한다고 들어서다.

 

다양한 간판의 이미지와 종류를

섭렵하고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

때가 온 것이다.

 

 

 오전에  원하는 간판 이미지와 문구를

간판 사장님께 보내드렸고

간판 사장은 오후에 시안을 만들어

이미지 사진을 보내주셨다.

 

잉?

이게 뭐지?

 

동네 시장에 달린 색깔과 글씨체였다.

우리 동네 간판

Ctral+ v  Ctral+ c 줄 알았다.

 

 

다시 의견을 드리고

글씨 폰트 조정과 색보정을 부탁했다.

 

 

내게 돌아온 대답은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

"그렇게 하면 안 예쁘다."

"그 색깔은 눈에 띄질 않는다."

 

난 간판 사장님에게

간판의 목적과 역할에 대한 설명을

한참 들어야 했고

다시 간판 색깔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한참 설명을 들어야만 했다.

 

 

"사장님, 간판 이상해도 괜찮으니까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간판 사장은 30년 내공을 갖고 있다는

프라이드가 대단하셔서 

내 판단이 틀렸음을 고맙게도?

자세하고 길게 설명해 주셨다.

 

 

다른곳을 알아보고 싶었다.

 

돈 들여 가며 원하지 않는 간판을

굳이 달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전에 달렸었던 간판 프레임을

재사용을 위해

이미 떼어갔기에 난감했다.

 다 없던 일로 하고

차라리 나뭇가지로 대충 잘라

간판으로 달고 싶었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건지

난 까다로운 사람인 건지

나는 별난 인간인건지

 이상적인걸 찾는 별종인지

모든 게 헷갈렸다..ㅜ

 

 

 

간판을 250에 맞춰 달았다.

 

내 의견이 이젠 두려웠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바 30%

간판 사장의 의견 70%

카드 안되고

현금영수증 당연 안되고.

 

ㅏㅏ짜증..;

 

난 또 따지듯 말해야 했고

사장님 말 또 길어질라 해서

현금 주고 끝냈다.

 

 

간판에 대한 만족도는 20%다.

 

내 의견 30%에서 10%를

간판사장님이 임의로 해서다ㅜ

 

간판을 다는 내내 나의 모순과

간판 사장님의 모순을 보았고

 

모순이란 게

오랫동안 차곡차곡 쌓여

정성스레 만들어진 거란 걸 알았다.

모순을 봤지만 고칠 능력이

나에겐 아직 없음을 알고

고치려 싸우지 않았다.

속상하고 씁쓸한 생각뿐이었다.

 

ㅏㅏ짜증..;;

 

 

이제 사업장을 열게 됐으니 

오는 사람들을

바르게 잘 대하려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보이는 모순과 나의 모순을

자세히 연구해서 책을 내고 싶어졌다.

가제이긴 하지만 제목은

「사기당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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