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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한 일

 

나는 하기 싫은 일도 하며

살아야 한다고 알았다.

그래서 참고 인내하며 해왔다.

 

나에게 하기 싫은 일이란

살림과 육아다.

 

하기 싫어도

나에게 주어진 일이니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간과 세월이 가니

드디어

더 이상 안 해도 되는 날이 왔다.

 

아이들은 커서

나는 육아에서 해방됐고

각자 독립해서 생활을 하니

내가 하는 살림은

간단하고 심플해졌다.

 

이제 해방이었다.

사실

이런 해방의 날을 기다리며

참고 참고 인내의

수많은 날들을 견뎌왔었다.

 

 

이제 나는 그동안 못했던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할 수 있었다.

너무나 눈물 나게 좋았다.

 

그러나

난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려워졌다.

 

 

어려워졌다는 것이

가세가 기운 게 아니다.

 

몸이 아파진 것도 아니다.

 

아이들이

속을 썩이는 것도 아니었다.

 

사기를 당한 것도 아니고

누가 사고를 친 것도 아니다.

 

경제가 어려워진 것도 아니다.

 

내가 오랫동안

싫어하는 일을 하며 살던

시간들 속에서

나도 모르게 불평과 짜증을 내며

억지로 해왔던 것들에 대한

후유증이었다.

 

가족과 소통이 안된다는 거였다.

 

 

몰랐다.

 

그냥 난 그동안 잘 인내하고

참고 잘 왔다고만 생각했다.

 

지나와 돌아보니

하기 싫어도

묵묵히 내 일을 하면 될 것을

난 주위를 보며 비교했었다.

 

육아를

도와주는 이가 있는 사람을

부러워했고,

시간을 쪼개서라도

같이 시간을 보내주는

다른 집 남편들을 부러워했다.

 

아기를 낳고 몸조리

해주는 사람이 있는 걸

부러워했고,

살림을 살펴주는 사람과

위로와 응원을 해주는 이가

곁에 있는 이를 부러워했다.

 

 

부러움에서 그쳤어야 했다.

 

그러나 난 부러움을 넘어

신세한탄과 화남, 불만

불평, 짜증으로 만들었다.

 

내가 너무 잘못했다.

 

지나고 보면

그토록 싫어했던 살림과 육아는

알고 보니

누구보다 내가 잘하는 일이었다.

 

 

그때는 왜 내가 몰랐을까...?

 

내가 나아갈 방향을 모르니

헤매다 보니

그냥 하기 싫었던 거였다.

 

그만큼 나는 무식했다.

 

 

 자랄 때 나의 엄마는

육아와 살림을 진절머리 내셨다.

 

그런 엄마를 난 동정 했다.

툴툴되면서도

억지로 참으며 하는 엄마를 보며

난 인내를 배웠다고 생각했다.

 

 

억지로 하는 건

불평불만을 만들고

그런 불평불만이 쌓여

 어려워진다는 걸 몰랐다.

 

나의 불평, 불만들은

가족들에게

너무나 많은 영향을 줬다.

 

 

아이들을

세심하게 챙겨주지 못하고

하기 싫은 일로 인한 짜증과 화를

상처 주는 말로 표현했다.

 

내가 너무나 잘못했다.

 

 

앞으로의 시간들은

나의 잘못들을 반성하고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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