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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린이의 결혼>

 

 

 

상린이는 결혼을 하게 됐다.

 

강림동할머니는 상린이에게 말했다.

이렇게까지 한라할머니가

너의 결혼을 신경 쓴다는 건

반드시 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상린이를 설득했다.

 

그리고 한라할머니가 너와 제주도로

와달라고 전화가 왔음을

상린이에게 알렸다.

 

상린이는 결혼에 대해 다시 정확히

한라할머니에게 묻기 위해

강림동 할머니와

 한라할머니에게로 갔다.

 

도착해 보니

그곳에는

한라할머니가 소개해준 남자가

그의 교수와 함께 와있었다.

 

한라할머니는

상린이와 그녀의 운명의 남자를

나란히 앉히곤 말했다.

 

"내가 너희 둘을 여기서

만나게 하려고 불렀어.

 너희 둘이 잘 맞는다 생각해."

 

한라할머니는

남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잘 맞는다고 해서 무조건

결혼하는 하는 세상이 아니지."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여자가 남자를 여자집에서

경제적으로 뒷받침해 주면

남자는 크게 성공할 수 있어."

 

"그러나 남자가 자기와 비슷한

집안과 결혼하거나

더 가난한 집과 결혼하면

그 똑똑한 머리로

좋은 기운을 만들어내기 어려워."

 

다시 한라할머니는

상린이를 보며 말했다.

 

"여자는 일찍 결혼해서

안정적인 상태에서 살아야

자아실현도 되고

또 태어날 아이로 인해

상린이 집안의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집안의 울체 된

오래된 숙제를 해결할 수 있어."

 

"지금은 내 말이 다 이해가 안 되겠지만

살다 보면

서로 내 얘기를 많이 하게 될 거야."

 

한라할머니는 답변을 듣기 위해

두 사람을 쳐다봤다.

 

상린이는 말했다.

 

"할머니, 저의 결혼에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러나 소개해주신 분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저와 맞지 않음을 느꼈고

제가 좋아할 만한 부분이

이 사람에게 없는 것 같아서 결혼은

망설여집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상린이 옆에 앉은 남자가 말했다.

 

"저 또한 위로 형 둘이

아직 결혼을 안 했고,

제가 모아둔 돈도 없어요."

 

"저희 집 또한 가난해

결혼할 상황이 안됩니다."

 

한라할머니는

격양된 목소리로 남자에게 말했다.

 

"자네는 배포가 그리 작아 어찌하겠나..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어릴 때부터 너무 가난하게 살아와서

기가 죽어서

내 기운을 제대로 쓰지 못해서 그래."

 

"결혼을 하면 나아지지."

 

"그리고 남자 쪽이 걱정하는 결혼비용은

여자집에서 다 대면 돼."

 

"상린이는 너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돈도 잘 벌어다 주고

앞으로 살면서 네가 하고자 하는 일

전적으로 남자가 도와주면

너에게 맞는 사람이야."

 

두 사람은 서로 쳐다봤다.

 남자가 학교를 졸업하고 얼마지 않아

둘은 결혼을 했다.

명분도 사랑도 없는

어이없는 결혼성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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