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군인가족이었고
남편은 군인이었다.
1992년~2022년동안
내가 군인가족으로 살았던
이야기를 적어본다.
속초에서 남편은
한 달에 1박 2일로 집에 왔다.
만나면
딱 2시간까지만 반가웠다.
만나도
대화할 내용이 많지 않아
공기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자주 이사를 가고
부대를 옮겨
환경이 바뀌면
지금보다 나아지리라
스스로를 달래며 지냈다.
그렇다고
잘살아보려 노력하진 않았다.
그냥 잘 지내려 노력했다.
그래선가..
다음으로 이사 간 곳은
모든 것이 좋았다.
전라도 장성.
이곳에선 일 년 살았다.
복숭아밭이 근처에 위치했던
군인아파트였다.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하고
아파트단지 안에
마트, 편의시설도 다 있었다.
남편도 정시퇴근을 했다.
꿈에 그리던 저녁도 같이 먹고
산책도 다녔다.
'내게도 이런 날이..'
이대로만 살 수 있다면
진급도, 통일도,
내가 원하는
지혜로움도
다 필요치 않다고 생각했다.
내가 운전면허를 딴 후
여기 장성에 살면서부터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난 내가 타고난
드라이브 체질임을 느꼈다.
강냉이를 끼고 먹으며 운전하는
몹쓸 낭만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경운기의 무서움을 알게 됐다.
너무 자주 쉽게 만나는
도로 위의 무법 트랙터였다.
면허를 딸 때
경운기 대처법은 배운 적 없기에
난 당황했다.
그래서 터득한 방법은
경운기를 도로에서 만나면
친절히 우대하고
무조건 양보해 주고
처절하게 참아주는 운전법이었다.
경운긴 무서웅께..;;
7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