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군인가족이었고
남편은 군인이었다.
1992년~2022년동안
내가 군인가족으로 살았던
이야기를 적어본다.
강원도 고성에서 이사 간 곳은
또 강원도였다.
강원도 원주.
우린 통일아파트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우리 아이들은
지금도 말한다.
원주 살 때가 가장 재밌고
즐거웠고
그래서 이사 안 가고
계속 오래 있고 싶었다고.
"왜 그때 말하지 않았니?"
"말하면 집에서 쫓겨날까 봐
무서워서 말을 못 했어요.."
"아.., 미안하다ㅜ"
그 당시 난 모든 것이 예민했다.
모든 것을 잘해야만
한다는 생각이었다.
잘하는 방법도 모르면서 말이다.
원주는 내가 모임의 처음
총무를 맡았던 곳이기도 하다.
모임을 할 마땅한
식당을 찾느라
원주곳곳을 누볐던 기억이 있다.
많은 군인가족들은
노력하며 원한다.
낯선 곳에서도 잘 적응하며
환경을 잘 흡수하며
잘 살아 내기를 말이다.
지금은 SNS가 발달해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모임을 나간다는 건
이사 간 낯선 곳에
정보도 얻고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함이다.
그래서 군인가족은
모임이나 종교활동을
활발히 하는 편이었다.
우리 양가부모님들은
기독교, 불교로
깊은 신앙생활을 하셨다.
우리에게 같이 믿기를 소원하셨다.
어려운 소원도 아니기에
가자고 하면 같이 갔었다.
교회와 절로 말이다.
그렇게 기회가 될 때마다
같이 참석했었다.
그러다
아이들을 통해 알게 되면서
양가부모님이 서로 불쾌해하셨다.
당신들이 믿는 종교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었다.
나의 편이 되어주길 강요하셨다.
누구나 선택을 잘하고 싶다.
올바른 선택을 하며 살고 싶어도
내가 알고 있는 만큼만
선택할 수 있다.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도
나의 이해의 폭을 확장시켜
상대를 위하며
멋진 인생 살고자
신앙생활을 하는 거라 생각한다.
양가부모님의 종교갈등은
우리가 참석하지 않는 걸로
일단락 됐다.
우리는 원주에서 1년을 살았다.
우리 아이들의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주었던
원도 원주다.
원주야 고맙다.
9화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