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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가족13화

 

나는 군인가족이었고

남편은 군인이었다.

 

1992년~2022년동안

내가 군인가족으로 살았던

이야기를 적어본다.

 

 

이렇게 또 이사를 했다.

 

경기도 김포시 사우동으로.

 

이사는 내게  없어서 안 될 존재다.

 

언젠가 남편이 전역하면

이사를 멈춰야 할 텐데

그땐 가만히 살 수 있을까 싶다.

 

그만큼

이사를 하며 사는 삶은

너무나 나와 잘 맞았다.

 

 

이사가 잘 맞는다는 건

방랑끼, 역마살이

난리 나서가 아니다.

 

전생이 김삿갓이었을 수도 있겠다.

 

생각해 보면

나는 제복 입은 사람을 좋아한다.

 

경비원, 구급대원 복장도 좋아한다.

 

제복을 이렇게나 좋아하다 보니

그에 따라오는

이사문제도

운명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거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제복을 입을걸 그랬다.

 

 

우리가 이사 간

김포 사우동에 위치한 아파트는

아파트를 몇 채 부대에서 구입해

대여한 곳이다.

 

부대에 따라 군인아파트는

수급이 원활한 곳도 있지만

대기를 해야 할 만큼

부족한 곳이 있다.

 

사는 환경이

좋은 곳에 위치하고

하자가 적어 살만한 아파트는

이사를 안 가려고들 한다.

 

아이의 전학을

최소화하려는 이유도 있다.

 

군인가족은

다 비슷한 마음이기에

각 부대에서도 배려해서

전에는 그냥 살게 해 줬는데

이젠 바뀌었다.

 

부대 전출 이후에도

3개월까지는 더 살게 해 준다.

 

그 이후부터는

보증금의 30%를

위약금으로 내야 가능하다.

 

위약금 30%는

 더 사는 개월수만큼 

계속 같이 오른다.

 

이 규칙이 생기고나서부터

아파트 수급이

많이 원활해졌다.

 

전임이 이사를 안가

대기를 하고

이사를 아예 못 들어가는

불편함이 적어진 것이다.

 

 

김포에서의 생활은

 빕스에 꽂혀

거의 매일 출근을 했다.

 

연어와 샐러드, 망고,

내게 집중공략 돼 버렸다.

 

입에 맞다 보니

 몸무게 최대치를 매주 경신하고

옷이 작아져갔다.

 

 도박도 아닌데

 빕스를 끊지 못했다.

 

그만 가자던 아이를 데리고

난 계속 다녔다.

 

그러나

달도 차면 기우는 법ㅋㅎ

 

과거의 난 죽었다.

 

빕스가 뭔가..?

 

지금은 외식도 안 한다.

 

요기오, 배민, 쿠팡이츠와 함께다.

 

배달음식은 

나와 쭉 함께 동행할 거 같다ㅋㅎ

배달 때문에

난 이민 못 간다.

 

 

김포에서 1년 8개월을 살았다.

 

작년에 김포를 다시

찾아가 본 적이 있다.

 

김포 사우동 공설운동장에서

놀이용 미니오토바이를

대여해서

 타던 곳이 

이젠 없어져 있었다.

 

우리가 살 때보다

아파트도 더 많아졌고

길에 사람도 더 많았다.

 

 

과거의 시간은

머물러 있지 않다.

 

변치 않을 것 같던 생각들도

어느덧 바뀐다.

 

 그대로일 것 같았던 거리도 변하고

그에 따라 나도 달라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불평불만과 함께해 보니

남는 것도, 도움 되는 것도

하나도 없다는 걸

이제야 안거다.

 

약간 많이 늦은 감이 있다.

 

짜증과 불만인 상황들을

공부자세로 가져와보니

그렇다고

 짜증과 불만이 없어지진 않는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힘듬의 강도가

약해지고

그 자리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게 됐다.

 

종교적 간증이나

참회, 속죄가 아니다.

 

이 놀라운 일을 느끼고선

이젠 불편불만과 남 탓을

그만하려

노력하게 됐다.

 

 

14화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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