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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할머니7

<1시간의 짧은 만남>

 

 

상린과 강림동 할머니는

한라 할머니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그래요, 오느라 고생했어요."

 

그러나 한라할머니와의 만남은

기차시간으로 인해

너무나도 짧게 설정되어 있었다.

 

그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왔다.

 

강림동 할머니가 말했다.

 

"선생님, 기차시간으로

일찍 일어나야 해요."

"오늘은 얼굴인사만 하자고 왔어요."

 

한라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큰 아가, 잘 가요."

"자네도 조심히 가."

 

한라할머니는 우리가 다음에도

다시 올 것이라고 믿는 듯했다.

 

상린이는 다시 찾아오면

그때는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라할머니의 며느리는

빨리 밥을 차릴 테니 먹고 가라고 했다.

 

그러나 기차시간이 촉박해

밥을 먹고 갈 수 없었다.

 

한라할머니의 며느리는

기차에서 먹으라고

고구마와 매실주스를 싸주었다.

 

상린이는 처음 느껴보는 호의였다.

 

35분 만에 도착하는 해저기차는

타고 가는 내내

바닷속을 구경하기에 시간이 모자랐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상린이와 강림동 할머니는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상린이는 꿈꿨던 똑같은 모습의

한라 할머니집을 본 것이

아직도 신기했다.

 

또 강림동 할머니는 처음 타보는

제주에서 서울을 바다 밑으로 지나는

해저 기차가 신기했다.

 

그들은 각자의 신기한 것에

빠져나오지 못해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해저기차는 35분 만에 도착했다.

 

기차는 서울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집으로 가려면

다시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상린이와 강림동 할머니는

제주에서 싸준 음식을 먹기로 했다.

 

버스를 기다리며

한라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상린이는 물었다.

"할머니는 어떻게 한라할머니를

알게 되셨어요?"

 

강림동 할머니는

먼 곳을 응시하며 말했다.

"내가 아이를 낳고 시댁에서 쫓겨나니

살기가 싫어서 죽으려고 

마음먹었을 때 그때쯤 만났어."

 

"지하철 공중화장실을

나와 같이 청소하던 분이

한라할머니 사촌이야,

그 사람과 그렇게 같이 가게 됐었지."

 

상린이는 한라할머니에게

또 제주도에 가서 고민도 얘기하고

며칠 자면서 쉬고 오고 싶다고

강림동 할머니에게 말했다.

 

강림동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난 한 달씩 있다가 오곤 했어.

거긴 많은 사람들이 와서

머물기도 하니까 

매번 밥을 두 솥 씩 해서 먹지."

 

"여럿이서 밥을 먹어서 그런지

입맛이 좋아져서

난 살쪄서 온다니까"

 

강림동 할머니와 상린이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다시 한라할머니에게

같이 갈 시간과 날짜를

서로에게 묻고 맞추는 것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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