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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할머니11

 

<다시 만나지는 제주도>

 

 

 

강림동 할머니는

한라할머니를 자주 찾아갔다.

 

찾는 이유는 단순했다.

 

바로 내 얘기를 들어주고

같이 그 얘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강림동 할머니는 아이를 낳자마자

시댁에서 쫓겨나

오랜 시간 아들을 그리워하다

헤어진 지 40년 만에

아들과 만났다.

 

그녀는 아들과 만나기만 하면

이제 모든 감정이

다 정리되는 줄 알았다.

 

강림동할머니가 그리워했던 아들은

키워준 엄마와 낳아준 엄마가

다르다는 걸 모르며 자랐다.

 

또 아들이 결혼해 이룬 가족들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강림동 할머니는 나로 인해

문제를 일으킬까 봐 두려워했다.

 

잃어버린 시간들은

만회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이런 걱정과 두려움들을

강림동 할머니는 한라할머니에게

남김없이 말했다.

 

한라할머니는

그저 그녀의 말을 듣고 계속해서

"괜찮아, 괜찮다."라고 속삭였다.

 

괜찮다는 말 한마디는 위대했다.

"괜찮아"라는 짧은 속에

무한한 위로와 힘을 담고 있었다.

 

강림동할머니는

한라할머니의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지금 나의 고통과 어려움이

결국 지나갈 것임을 상기시켰다.

 

한라할머니의 위로와 격려

그리고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인정해 준다는 믿음이

강림할머니에게는

다시 살아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강림동 할머니는

76 세 나이로

혼자 살아가는 입장이었다.

 

서울에서 제주도를

자주 오간다는 건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부담이었다.

 

그러나

그곳 제주에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그런 사람이 있었다.

 

한라할머니의 존재만으로도,

강림동할머니는

모든 여정의 피로와

 뭉쳐진 생각들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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