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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할머니13

 

<제주도의 신비한 하루>

 

 

택시를 타고 한참을 달렸다.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아래,

할머니의 모습이 점점 다가오자

상린이의 눈동자는

설렘으로 반짝였다.

 

강림동 할머니는

한라할머니를 보자마자

 

"선생님, 저 왔어요.

저번에 왔던

서울큰아기도 같이 왔어요."

 

'"선생님, 그때 여자대학교수 있잖아요?

그 양반 또 왔었나요?

그 양반 어떻게 됐어요?"

 

강림동 할머니는

한라할머니를 만난 기쁨에

마음이 들뜬 체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강린동 할머니의 수다스러워진 모습은

상린이에게 새로운 발견이었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차분한 할머니였지만,

한라할머니와 이야기를 할 때면

눈빛이 반짝이고,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한라할머니는 가만히 미소를 머금은 채

강림동 할머니와 이런저런 주제로

한참 동안 이야기를 했다.

 

한라할머니집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위안을 받는 장소였다.

 

그러나 한라할머니는

누구나 환영하는 분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멀리서 온 사람들로

한라할머니집은 가득했다.

 

상린이는 할머니와 단둘이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사람들로 가득 찬 거실에서는

그럴 기화조차 찾기 어려웠다.

 

이야기를 나누려 할 때마다

누군가가 다가와 인사를 하거나,

한라할머니의 주목을 끌어

다른 대화에 참여하게 됐다.

 

상린이는 조금 실망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라할머니가 주변사람들과 나누는

따뜻한 대화 속에서,

상린이는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하게 됐다.

 

그건 바로 한라할머니의 집은

단순한 거주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고

위로하는 소중한 장소였다.

 

시간이 흘러, 손님들이

조금 적어졌을 때

상린이와 강림할머니,

그리고

몇몇의 손님들과 밥상을 두고

한라할머니와

마주 앉을 수 있었다.

 

"할머니,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주말이라 더 사람이 많았나요?"

 

상린이가 말했다.

 

그때 상린이와 나란히 앉은

여자손님이 상린이를 꾸짖었다.

 

"아가씨, 할머니라고 부르면 안 돼.

여기는 모든 사람들이

선생님이나

삼신할머니라고 불러."

 

상린이는 얼굴이 빨개졌다.

 

옆에 있던 강림할머니는

괜찮다고 말하며 상린이를 쳐다봤다.

 

한라할머니는 상린이를 쳐다보며

 

"할머니라 불러도 돼."

 

"아까 우리 손주들도

나보고 할머니라고 부르는 거 봤지?"

 

상린이는 미안함과 감사함의

교차하는 감정이 왔다 갔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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