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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할머니14

 

<마음의 문을 여는 고민상담소>

 

 

한라할머니네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본인이 풀지 못한 고민과

자신의 아픈 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한라할머니가 사람몸속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서였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한라할머니를 찾아와 가감 없이

자신의 몸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감

그리고 힘듦을 털어놓았다.

 

외적인 화려함에 마음을 숨긴

젊은 엄마는 자식문제로

겪고 있는 문제를 상의했다.

 

무슨 사연인지 알 수 없지만

눈가에 깊은 주름이 새겨진 아저씨는

 주름사이로 눈물이

연신 흘러내리고 있었다.

 

또 어느 분은 젊은 시절

일에 몰두하며 살다 보니

 개인적인 삶을 꾸려나가는 데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해

어느덧 노처녀가 되었다며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을 풀어냈다.

 

병원에서 오랫동안 치료받다 낫질 않아 

이곳 제주도에 찾아왔다는

피골이 상접해 버린 분은 

자신의 생명에 희망이 있는지를

타진하러 온 듯했다.

 

한라할머니 집에 찾아온 사람들을

찬찬히 살펴보던 상린이는

강림동 할머니 손을 이끌어

구석진 곳으로 갔다.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한라할머니는

미래를 맞히는 무당이신가요?"

 

"그러기엔 너무 평범한 집 같은데

사람들이 와서 얘기하고

묻는 내용들을 들어보면

평범한 집에 와서 묻는 말들이

아니어서요."

 

강림동 할머니는 순간 미안해했다.

 

자세히 한라할머니에 대해

상린이에게 얘기해 준 적이 없어서였다.

 

상린이 또한 그저 제주도에 사는

강림동 할머니 친구분이라 소개받았기에

평범한 분인줄 알았던 거였다.

 

강림동 할머니는 상린이에게

더욱 가까이 오며 말했다.

 

"한라할머니는 무당은 당연히 아니지.

신당을 차려놓은 것도 없고

돈을 받는 곳도 아니야.

같이 사는 큰아들 가족과

농사를 지으시지."

 

"선생님은 사람몸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그렇다고 의료행위를 하지도 않아."

 

"나도 여기를 젊어서부터 다녔지만

내가 부르는 호칭처럼 선생님이셔."

 

"아파온 사람에게는

고칠 수 있는 음식이나

약초를 알려주셔."

 

"찾아온 사람들의 얘기를

가만히 들어주고

들은 내용들에 대해 공감과 위로로 

정신적인 안정을 찾게 해 주시지."

 

"여기 찾아오는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계시다고 생각해."

 

강림동 할머니는 차근차근 설명을 마쳤다.

 

상린이는 또 궁금해졌다.

 

"그럼 한라할머니는 약초나

병을 치료하는 음식들을

어떻게 알고 계시게 됐나요?"

 

강림동 할머니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상린이와 같이 나도 궁금해서

여쭌 적이 있었어.

 한라할머니를 낳고

친정엄마가 많이 아파서

옆집에 살던 할머니가

자기를 키워주셨는데,

그때 자라면서 그분에게 듣고 보면서 

알게 되셨다고 하셨어."

 

상린이도 한라할머니에게 

자신의 고민을 말하고 의견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한라할머니와

대화를 쉽게 이어가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성격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했고,

또는 자신의 이야기만 할머니에게

전달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일부사람들은 검증을 하기 위해

한라할머니를 찾아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한라할머니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고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은 할머니의

깊은 지식과 통찰력 앞에서

그들은 자신의 말을 잇지 못했다.

 

그들은 한라할머니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긴 했지만,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할머니의 말에

마음속 깊은 곳을 열고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어떤 이들은

한라할머니와의 대화에서

자신의 이야기만을 하고자 했다.

 

이들은 자신의 문제나 고민에

너무 집중해 있어서

한라할머니의 조언이나 질문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

 

한라할머니는 찾아온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항상 포용력 있게 대응하셨다.

 

이런 태도가 한라할머니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유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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