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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할머니17

<집을 떠나는 상린이 >

 

 

상린이는 집이 불편했다.

 

그녀가 가족과 사는 집은

크고 넓은 마당이 있는 2층집이다.

 

가족과 함께하기에 너무 좋은 집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서로 대화를 하지 않았다.

 

서로의 관심사나

의사소통의 방식이 달랐다.

 

또 가족 간에 생활하면서 생긴

갈등과 오해가 있었다.

 

서로들 간에 작은 오해가

시작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큰 갈등으로 발전했다.

 

갈등의 시작은 작았다.

 

상린이는 불편함과 스트레스를

부모님에게 털어놓고 싶었지만,

바쁜 부모님은 그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주지 않았다.

 

이를 상린이는

부모님의 무관심으로 여겼고,

점점 마음의 문을 닫았다.

 

어릴 때 가난했던 상린이의 부모는

자식은 풍족하게 키우겠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일하다 집에 돌아오면

피로에 지쳐

가족과의 대화를 피하게 됐다.

 

이는 가족에게 소홀하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집안분위기는 냉랭했다.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하려 하기보다,

각자의 상처만을 간직하며 살아갔다.

 

가족 간의  이렇게 된 갈등의 원인을

서로 상대 탓을 하고 있었다.

 

상린이는 혼자서

한라할머니를 찾아갔다.

 

강림동 할머니와

시간이 맞지 않아서였다.

 

상린이는 이제 혼자서도

한라할머니네에 가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가족끼리

정다운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언젠가 그 집에 가서

지내보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상린이는 처음으로

혼자 가는 기차표를 구했다.

 

벌써 두 번째 타보는 해저기차였지만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평화로운 해변과 파란 하늘이 보였다.

 

그리곤 기차는 바닷속 터널로

서서히 잠수하기 시작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상린이는 한라할머니가

워낙 많은 사람을 만나는 분이라

내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할까 봐 

초조했다.

 

한라할머니는 상린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상린이는 얼른 강림동 할머니와

같이 왔었던 이야기를 했다.

 

한라할머니는 미소로 말했다.

 

"어서 와요, 근데 혼자 어쩐 일이에요?"

 

상린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상의드릴 게 있어서요.."

 

한라할머니 집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주변에서 많은 이들이

쳐다보는 가운데

말하려니 상린이 목소리가 떨렸다.

 

상린이는 무엇을 상의드리러 왔는지

생각나지도 않았다.

 

그러나

한라할머니는 먼저 말을 건넸다.

 

"직장 다니는 거 아니면

여기 제주도에서

1년 정도 머물러 보겠니?"

 

상린이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네, 그래도 될까요?

그럼 지내는 비용은

어떻게 드려야 하나요?"

 

"언제부터 지낼 수 있나요?

잠은 어디서 자나요?"

 

상린이는 질문을 쏟아냈다.

 

한라할머니와 그 집에 와있던

많은 이들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상린이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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